제 작업실 옆 창문 앞엔 단풍나무가 한 그루 서 있는데, 그 나무가 새빨갛게 물이 들었어요. 도로 옆 은행나무는 샛노란 은행잎이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와, 숨이 막히게 아름답다!'라고 생각했는데, 가을의 단풍은 정말 숨이 막혀 생기는 현상이에요.
날씨가 추워지면 식물은 잎을 유지할 만큼 에너지를 만들어 내지 못 해요. 떨켜를 만들어 잎에 영양소와 산소 공급을 끊어버리면 단풍이 듭니다. 곧 떨어지고요. 낙엽은 어쩐지 쓸쓸하게 만들지만 낙엽이 떨어진 벚나무 가지에 깨알만 한 꽃봉오리가 자라고 있는 걸 보면 벌써부터 다음 봄이 기다려집니다.
그런데, 혹시 식물 키워 보셨나요?
식물은 산소, 음이온, 피톤치드, 알파파, 면역력 강화, 지능도 높여줘요!
저는 집에서 식물 200여 개를 키우며 창조성이 깨어나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이 이야기는 제 책 <우리 집이 숲이 된다면>에 자세하게 기록했습니다.
식물과 함께 사는 건 정말 이로운 일이에요. 그저 물만 주면 식물은 산소와 음이온, 피톤치드를 공급해 주고, 식물의 초록은 알파파를 발생시켜 집중력을 높입니다. 흙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강화시켜 줄 뿐만 아니라, 우울증, 심지어는 지능에도 영향을 미쳐요.
책 출간 후, 제가 전국으로 250여 회의 강의를 다니며 알게 된 사실은 사람들은 식물 키우기를 너무 어려워한다는 점이에요.
먼저 분갈이에서 허들이 있고, 두 번째로는 식물을 놓을 공간이 없어 식물을 키우지 못한다는 페인 포인트가 있었어요.
그런데, 분갈이를 하지 않은 채 10센티미터 포트 화분에 담아 키운 청페페가 5년 넘게 잘 자랐어요. 물론 분갈이를 해 주면 더 잘 자라겠지만 꼭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동양에선 식물의 잎부터 시원하게 위에서 물을 내리는 두상관수를 하지만 서양에선 물구멍 없는 화분에 작은 화분을 담아 키우는 저면관수법을 써요. 그러니까 분갈이가 무서워 식물 키우기를 멀리할 필요는 없어요. 그리고, 가볍고 예쁜 화분을 만나기 어려워요.